2025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이 만든 디자인은 디지털 산업 전반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Midjourney, DALL·E, Adobe Firefly, Figma AI 등의 툴은 디자이너가 몇 줄의 텍스트만 입력하면 완성도 높은 시각 자료를 생성해줍니다. 하지만 이처럼 AI가 생성한 디자인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또는 저작권이 아예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현재 기준으로 본 생성형 디자인의 법적 지위, 윤리적 쟁점, 그리고 디자이너와 기업이 알아야 할 실제 대응 방안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생성형 AI 디자인의 법적 지위 : 저작물인가, 아닌가?
디자인의 저작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창작성이 개입된 결과물이어야 합니다. 세계 대부분의 저작권 법률은 "저작물은 인간의 창작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따릅니다. 문제는 생성형 AI로 만든 결과물은 창작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Midjourney를 통해 '복고풍 패턴의 초현실적 포스터'라는 프롬프트로 이미지를 생성한 경우, 최종 결과물은 AI가 학습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때 법적으로 다음 세 가지 질문이 등장합니다:
- AI 자체가 저작권자가 될 수 있는가?
현재로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AI가 단독 저작권자가 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용자가 저작권자인가?
일부 국가는 제한적으로 인정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실질적 창작 기여가 있어야 함"을 조건으로 둡니다. - 툴을 제공한 플랫폼이 저작권을 소유하는가?
Midjourney나 Adobe Firefly는 기본적으로 사용 약관에서 "비독점적 사용 권한"만을 제공하며, 결과물의 소유권은 사용자에게 있다고 밝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AI 생성 디자인은 원칙적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거나, 제한적으로 보호받는 상태입니다. 특히 법원은 "인간의 창작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결과물은 저작물이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큽니다.
윤리적 쟁점 : 누구의 창작을 모방한 결과물인가?
AI가 디자인을 생성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는 대부분 인터넷에 공개된 수많은 이미지와 디자인을 기반으로 학습됩니다. 문제는 이 학습 데이터에 원작자의 동의 없이 포함된 저작물이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흉내 낸 ‘○○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생성했을 경우, 그 결과물은 기존 작가의 고유한 창작성을 무단 차용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은 윤리적 쟁점이 발생합니다:
- 표절인가, 새로운 창작인가?
AI가 기존 이미지들을 결합하고 변형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완전히 새로운가, 아니면 기존 스타일의 '조합물'에 불과한가? 판단이 어렵습니다. - 스타일 카피의 한계
특정 작가나 브랜드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모방한 결과물이 상업적으로 오용될 경우 도덕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디자이너의 정체성 훼손
AI는 특정 작가 이름을 붙인 프롬프트로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며, 이는 창작자의 시장성과 독창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슈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AI가 인간 창작자의 고유 영역을 어디까지 침범할 수 있는가에 대한 윤리적 경계 설정의 문제입니다.
생성형 디자인 활용 시 유의할 법적/실무적 포인트
2025년 기준, AI 디자인의 저작권 문제는 아직 법적으로 완전히 정리된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디자이너, 마케터, 스타트업 등 실무 현장에서 생성형 AI 디자인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때 유의해야 할 주요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툴의 이용 약관을 정확히 파악하라
Midjourney, Adobe Firefly, Canva AI 등 각 플랫폼은 결과물의 소유권,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 책임 소재에 대한 약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자체적으로 창작성을 덧붙여라
AI가 만든 결과물에 인간의 개입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편집이나 가공을 추가해야 저작권 주장이 가능해집니다. - 상업적 용도는 가급적 자제 또는 사전 검토
특히 광고, 브랜딩 용도에서는 AI 디자인이 타인의 저작물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 감독기관의 입장 확인하기
한국저작권위원회, 미국 저작권청(USCO), 유럽 저작권청 등 각국 기관은 AI 저작물 관련 지침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으므로 최신 동향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 법은 아직 따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책임은 명확해지고 있다
AI 디자인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저작권과 윤리에 대한 논의는 본격적으로 현실을 따라잡아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법과 제도는 그보다 한발 느립니다. 이 간극에서 발생하는 법적·윤리적 혼란은 이제 디자이너 개인이나 기업의 실무적 책임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의 도움을 받더라도 ‘최종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창작 도구로서 AI를 활용하되, 그 경계와 한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력과 감수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앞으로 AI 디자인 저작권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판례가 누적되면서 이 논의는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기술은 자유롭게, 사용은 신중하게’라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